2021년의 1월 집밥 기록 시작합니다-!
(드디어 2021년으로 넘어오다니! 혼자 되게 뿌듯함을 느끼는 중)
2021년 1월 1일 금요일은 새해 첫날이니까, 새해답게 떡국을 먹었다.

떡국은 내가 끓인게 아니고 남편이 끓였다. 남편이 끓인 떡국은 정말 최고다! 심지어 이 떡국은 그냥 떡국도 아니고 한우를 넣은 떡국이다.
그리고 떡국에는 역시 김치가 있어야 제맛이니까, 집에 있던 순무 김치를 꺼냈다.
새해 첫날이라고 딱히 다를 것은 없었다. 그래서인지 정말 심플했던 떡국.

나이가 들수록 새해 첫날에 대한 느낌은 점점 무뎌지는 것 같다.
새해 첫날이라고 해서 특별하게 뭔가가 달라지는 건 없기 때문이다. 그냥 어젯밤에 자고 일어났더니 아침이 되었을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래도 새해가 밝았으니 떡국은 먹어줘야 그나마 아무 느낌 없는 새해가 새해처럼 느껴지니, 열심히 떡국을 먹었다.
웃기게도 다음 날인 토요일에 거한 요리를 해봤는데, 무려 닭볶음탕을 해봤다.

닭볶음탕을 만드는 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다만 재료 준비하는 과정이 좀 번거로울 뿐이다.
닭볶음탕용 손질 닭을 사서 제거해야 할 비계들을 제거한다. 그리고 닭볶음탕용 소스를 만들고, 각종 야채들을 준비하면 끝이다. 닭을 1차로 삶아내고 그 물을 버린 후 다시 깨끗한 물에 닭을 넣고 끓이다가 소스를 넣고 끓인다. 자글자글 끓으면 삶는 데에 오래 걸리는 야채부터 넣는다. 나는 감자를 먼저 넣고 당근, 브로콜리, 양파 등의 야채를 넣었다. 그리고 나서 나는 집에 있던 고구마를 미리 구운 다음 마무리 단계에 넣고 끓였다. 아, 그리고 마무리는 제일 무른 채소인 파를 넣었다.

정말.. 이제는 웃기지도 않은데, 난 역시 손이 너무 커서 양 조절을 정말 못하는 것 같다.
나름 큰 냄비에 끓이다가 야채를 넣으니까 완전 냄비가 넘쳐버려서 더 깊은 냄비에 옮겨 담아서 다시 끓였다. 거의 4인분을 만든 것 같다. 그래도 맛만 있으면 그만이니까! 나랑 남편 둘 다 정말 맛있게 먹었다!
21년 1월 7일 목요일에는 카레를 만들어 먹었는데 나랑 남편이 정말 좋아하는 카레 브랜드가 생겼다. 가루 카레도 좋지만, 오뚜기에서 만든 3일 숙성카레라는 게 있다. 고형 카레고 맛은 약간 매운맛이다. 1인분에 고체 큐브 하나를 넣으면 된다. 정말 너무 간편해서 좋다.

세 번째 사진에 보이는 저 큐브가 고체 카레다. 정말 너무 귀엽다! 아무래도 가루는 넣다보면 열기때문에 가루가 봉지에 붙어버리는 경우가 있어서 번거로운데, 고체 카레는 그냥 큐브만 쏙 넣으면 되고 가루가 날릴 일도 없어서 정말 간편하고 좋다.

나의 카레는 역시, 또 양이 어마무시하다.
내가 음식을 할 때 야채를 얼마나 넣을지를 계산하는 감이 떨어지는 것 같다. 양송이 버섯, 브로콜리, 양파, 당근, 감자를 넣었는데 이것도 넣다보니 거의 4인분 수준이 되었다. 이래서 요리를 하면 하루로 끝나는 게 아니라 기본 이틀은 먹을 수 있게 된다. 하하...
1월 8일 금요일에는 차돌숙주볶음을 만들어 먹었다.
영상에는 고기 색이 아주 칙칙..하게 나왔는데, 아래 사진을 보면 고기의 맛있는 색을 볼 수 있다.

(도대체 왜 자꾸 영상 속에서 색 보정이 마음대로 되는지 모르겠다. 색이 왜 100% 구현이 안되는건지...)

여하튼, 차돌숙주볶음은 정말 정말 간단하다. 요리해놓고 보면 정말 그럴듯한데, 요리 과정은 정말이지 너무 간단해서 이렇게 끝내도 되는건다 싶다.
차돌을 굽굽하고 편마늘도 함께 볶는다. 그리고 굴소스 베이스인 소스를 넣고 또 파도 같이 볶는다. 마지막으로 숙주는 숨이 살짝 죽을 정도로만 볶는다.

이 날은 밥을 하고 눌은 밥이 있어서 누룽지를 해 먹었다. 생각보다 누룽지와 차돌숙주볶음의 조합이 굉장히 좋았다. 입맛이 없을 때 간단하게 누룽지랑 차돌박이를 볶아 먹는 것을 아주 아주 추천한다!
고기를 사용하는 요리를 하다보니, 장 볼 때 얼마나 엄마가 고민이 많았을지, 고기를 들었다 놨다를 몇 번이고 반복했을 모습이 떠올랐다. 나 스스로 장을 보기 전까지는 식재료의 가격이 얼마나 되는지, 한 가정의 식대가 얼마나 드는지 알지 못했다. 그리고 한편으로 알고 싶지 않았고, 또 아는 것이 두려웠다. 아마도 더 이상 철들고 싶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
1월 10일 일요일에는 또 다시 떡국을 먹었다.
대신 이번에는 떡만둣국이다. 이것도 남편이 끓였다. 남편은 떡만둣국을 정말 잘 끓인다. 잘 끓인다는 말인즉슨, 간을 잘 맞춘다는 말이다. 소금 간만 맞추는 것 같은데 내가 딱 좋아하는 깔끔한 맛이 난다.

1월 11일 월요일에는 소고기야채죽을 먹었다. 남편이 속이 안좋다고해서 점심시간에 틈날 때 재료 준비를 미리 해두었다. 죽을 끓이려면 이렇게나 손이 많이 가는 줄 몰랐다. 늘 엄마가 죽 만드는 건 정말 손이 많이 간다고 했던 말을 온전히 이해 못했는데, 직접 해보니까 무슨 말인지 어찌나 이해가 되던지.
당근, 양파, 버섯, 고기, 피망, 마늘 등등 온갖 재료들을 아주 채썰기를 하다 못해 찹찹 갈아버렸다. 믹서기로 갈면 너무 물처럼 갈리니까 적당히 다지느라 정말 애먹었다. 재료를 갈다가 혼자 좀 승질을 내기도 했다. 아무래도 야채들을 갈다보면 칼날에 재료들이 뭉쳐서 더 이상 재료가 갈리지 않아서 자꾸 갈다가 재료를 또 빼내야하는 그런 과정이 반복돼다보니 나도 모르게 조금 짜증이 났다.

하지만 그 인고 끝에 먹은 죽은 정말 꿀맛이었다.
온갖 재료와 정성이 들어가니 맛이 없을 수가 없었다. (맛 없었으면 어쩔뻔했어...) 남편도 속도 편하고 맛있다고 좋아해서 정말 뿌듯했다.
13일 수요일에도 카레를 먹었다.
이번 달에는 겹치는 요리가 두 가지나 있다. 떡국도 두 번 먹었고, 카레도 두 번이나 만들어 먹었다. 그래도 요리가 겹치는 대신 나름 차별화를 위해 들어가는 재료를 달리 했다.

그래서 이번 카레에는 소시지를 넣었다. 감자와 당근, 양파, 브로콜리 그리고 소시지!
확실히 소시지를 넣으니까 약간 느끼해지긴 한다. 소시지 특유의 느끼함이 살짝 더해져서 매콤한 카레와 잘 어울린다. 아마 그냥 일반 카레에 소시지를 넣었다면 살짝 느끼할 뻔 했다.
15일 금요일 저녁에는 친정 식구들이 와서 함께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왜냐하면 나는 1월에 태어난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제 같은 집에 살지 않으니 생일 당일에 맛있는 음식을 먹지는 못한다. 그래도 이렇게 출장 뷔페 못지 않게 맛있는 음식을 싸오셔서 함께 먹으니 좋았다. 청국장에 각종 전, 잡채, 오이소박이, 샐러드 그리고 화룡점정으로 갈비찜까지...!

친정표 갈비찜은 정말이지 너무 맛있다. 정말 맛있다. 그리고 고기가 그렇게 부드러울 수가 없다.
그리고 사진에 있는 반찬뿐 아니라 다른 반찬들도 바리바리 싸오셨다. 결혼을 하고 나니 부모님께 참 미안하고 감사하다.
아주 성대한 만찬을 먹고 난 다음 주인 26일 화요일에는 돼지고기 순두부찌개를 해먹었다.

집 주변에 있는 정육점에서 다진 돼지고기를 사고 순두부도 사서 순두부찌개를 휘리릭 끓였다. 요리를 몇 달 동안 해보면서 느낀 것은 내가 국이나 찌개 쪽에는 자신감이 좀 붙었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요리라고 생각하게 되어서 그런 것 같다.
1월의 마지막 집밥인 30일 토요일에는 1월에 처음으로 양식을 먹었다.

크로와상과 뺑 오 쇼콜라 냉동 생지를 사두었는데, 그걸 발뮤다에 구웠다. 죽은 빵도 살린다는 발뮤다가 있어서 참 좋다. 오븐이 있으면 더 좋긴 하겠지만, 우리 집 주방에 오븐을 놓기에는 자리가 너무 비좁기 때문에 나는 발뮤다에 만족한다.

크러와상과 뺑 오 쇼콜라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집에 선물받은 수제잼이 있어서 꺼내먹었다. 얼그레이 잼과 블루베리 크림치즈가 있었는데 블루베리는 상큼하고, 얼그레이는 깊고 달큰한 맛이다.
그리고 역시 이런 달달한 디저트와는 쌉싸름한 커피가 어울린다. 나는 내 돈 주고 커피를 거의 먹지 않지만 남편이 마실 때 옆에서 같이 홀짝거리는 건 좋아라한다. 같은 맛을 공유하는 기쁨이 있달까.
사진을 보니 꾸까를 정기구독할 때여서 그런지 화병에 예쁜 꽃들이 담겨있다.
지금은 정기구독을 중단했는데, 꾸까가 오는 날이면 기분이 정말 좋았다. 2주에 한 번씩 새로운 꽃다발이 왔는데 매번 다른 종류의 꽃이 오니까 새로운 꽃에 대해 알게 되는 즐거움도 있었고, 볼 때마다 생명체를 마주하는 기쁨이 있었다.
다만, 꽃이 시들면 예쁜 꽃도 쓰레기가 되고 마는 것이 너무 싫었다. 꽃을 사면 참 좋은데 아쉬운 점이 그 부분이다. 그렇다고 프리저브드 플라워만 살 수는 없다. 분명 생화가 주는 아름다움과 즐거움이 있으니까.
집밥 얘기를 하다보니 꽃 얘기를 하고 있다. 다음 달 집밥 일기에는 또 어떤 다른 주제가 따라올 지 궁금해진다.
나의 집밥일기가 집밥을 준비하는 누군가의 손길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2021년 1월의 집밥일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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