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의 2월 집밥 기록 시작합니다-!
집밥일기를 쓴 지 벌써 몇 개월이 되었고, 또 현재 시점과 점점 기록이 가까워지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그리고 집밥기록은 한 달에 한 편 쓸 수 있는 글이다보니 좀 아쉬워지긴한다.
2월달 사진들을 훑어보니 요리한 음식들, 간편식 그리고 빵순이답게 빵 종류가 잘 섞여있다.
하나씩 차근 차근 곱씹으면서 적어봐야지.
2월 2일 화요일에는 직접 감자국을 끓여먹었다.
나는 요리를 시작하기 전에 가끔 이렇게 재료만 모아두고 사진을 찍는다.
요리를 시작하니까, '이 음식에는 이렇게나 많은 재료가 들어가는구나, 이렇게나 많은 양념이 필요하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다.

감자국의 육수 내는 재료만 해도 4가지나 된다.
국물을 시원하게 해 줄 무, 파 뿌리, 감칠맛을 내는 멸치와 다시마.
저 다시마는 엄마가 주신 좋은 다시마다. 국내산 다시마인데 아시는 분께서 직접 채취하시고 말리신 좋은 다시마라며 보내주셨는데, 씁쓸한 맛도 없고 텁텁하지도 않아서 좋다.
아, 그리고 육수를 여러 번 내면서 깨달은 건데, 다시마를 너무 오래 우려내면 국물에 점성이 생겨서 좋지 않다. 그래서 나는 다시마를 넣고 10분 정도 아주 약불에 우려낸다. 너무 센 불에 우려도 거품이 많이 생겨서 좋지 않았다.

그리고 감자국의 메인 재료들은 또 이렇게나 많다. 감자국의 주재료인 감자, 양파, 파 송송. 그리고 양념으로 쓰이는 재료들은 다진 마늘, 새우젓, 국간장 그리고 참기름이다.
요리하면서 채소를 손질하다 보니까, 2인 가구의 치명적인 단점을 직접 체험했다.
요즘이야 파나 무 등등 각종 채소들이 1인 가구에 유용하게 판매되고 있어서 다행이지만, 정말 채소 종류는 한 번 사면 보관하는 것이 감당하기 너무 힘들다. 채소 보관 기간을 아무리 늘려보려고 애를 써도, 나도 모르게 상해있는 채소들을 보면 정말 마음 아프다.
특히나 마늘이나 파 종류는 한 번 대량으로 사서 미리 손질해서 얼려놓는 편이다.
마늘은 편마늘과 다진 마늘 두 종류로 손질하는데, 편마늘은 잘라두고 살짝 키친타올로 물기를 잡으면 지퍼백에 넣었을 때 서로 달라붙지 않아서 좋다.
다진마늘은 처음에 맨손으로 손질 해보려다가, 너무 힘들어서 채소다지기를 사서 쓰고 있다. 내가 쓰는 제품은 줄을 당겨서 채소가 다져지는 원리라 이것도 생각보다 꽤 힘이 든다. 허허...
그런데 살림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이렇게 손이 많이 가면 갈수록, 해놓고나면 엄청 뿌듯하다는거다. 그리고 손질을 미리 해두면, 손질하는 날은 정말 힘들지만, 나중에 요리할 때 정말 편하고 좋다.

열심히 만든 감자국! 나는 다시마를 좋아해서 건져낸 후에 버리지 않고 넣어서 먹는 경우가 왕왕 있다. 나는 다시마의 식감도 좋고 특유의 감칠맛도 참 좋아하는데, 엄마한테 말했더니 그걸 왜 넣어먹냐며 한소리 들었다.
그리고 2월달에는 흑미밥을 해먹었는데, 정말 밥인지 뭔지 모를 정도로 새까맣다. 처음에 밥을 했을 때, 남편이 밥 색을 보고 좀 놀란 기색이었다.
밑반찬으로는 시댁에서 주신 바삭바삭한 멸치볶음과 친정표 메추리알장조림!
집밥하면서, 밑반찬이 이렇게 중요하고,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 요리라는 것을 깨닫고 아주 감사하면서 아껴먹는다. 밑반찬 정말 소중해!
2월 4일 목요일에는 닭가슴살야채 볶음밥을 해먹었다.
이 당시 남편이 운동을 아주 열심히 할 때라서 집에 늘 닭가슴살이 있었다. 그래서 나도 요리에 닭가슴살을 많이 사용했다.

굴소스를 살짝 넣어 닭가슴살을 볶고, 애호박과 양파 그리고 파프리카를 기름에 살짝 볶아서 흑미밥을 넣고 마무리로 달걀을 풀어서 함께 센 불에 볶아낸다.
여기서 포인트는 굴소스다. 굴소스는 솔직히 정말 만능 양념인 것 같다. 남편과 나는 둘다 굴소스를 좋아하는데, 웬만한 요리에 굴소스를 넣으면 감칠맛이 그렇게 맛깔날 수 없다. 웬만해서는 실패하지 않을 소스는 단연 굴소스라고 자부할 수 있다. 단, 많이 넣으면 정말 금방 짠맛이 강해지니까, 적당히 맛을 보면서 넣어야한다.
2월 5일 금요일에는 마켓컬리에서 산 치아바타에 재료를 올려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다.

역시나 이 샌드위치에도 닭가슴살이 올라가있다.
닭가슴살을 적당히 잘라서 위에 모짜렐라 치즈를 솔솔솔 뿌린다. 그리고 빵에는 마요네즈를 살짝 바르고, 샌드위치용 얇은 햄 또는 베이컨을 올린다. 마무리로는 양념을 살짝 한 스크램블 에그를 올린다. 그러고 나서 이 샌드위치를 발뮤다나 오븐 아니면 에어프라이어에 돌리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다.
나는 발뮤다를 사용하므로, 물을 살짝 넣어서 겉바속촉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샌드위치만 먹으면 좀 뻑뻑할 수 있으니까, 홍초를 물에 타서 같이 먹었다. 빵 종류를 먹을 때 홍초를 함께 마시면 정말 궁합이 좋다. 홍초가 아무래도 시큼하니까 덜 느끼하다고 해야할까.
2월 7일 일요일에는 카레를 먹었다. 이 카레는 내가 직접 끓인 것은 아니고 시판 제품이다.

이 카레는 모다모다카레인데 마늘 후레이크까지 들어 있어서 정말 좋다. 예쁜 접시에 카레와 밥을 담아내면 진짜 식당에서 카레를 먹는 느낌이 든다. 마늘 후레이크가 이렇게나 중요하다니!
모다모다카레는 정말 깊은 맛이 난다. 파우치로 파는 카레는 오뚜기, 모다모다, 휘카레 이렇게 세 종류를 먹어봤는데 개인적으로 나와 남편 둘다 모다모다 카레가 제일 맛있다고 느꼈다.
그리고 양도 240g으로 일반 카레보다 양이 많아서 밥에 아낌없이 비벼서 먹을 수 있다.
역시 카레 플레이팅의 마무리는 남편의 계란 후라이! 너무너무 예쁘다. 노오란 노른자가 어쩜 저리 탱글탱글하게 올라가있는지!
2월 8일 월요일 아침에는 베이글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다.
월요일 아침에는 보통 아무것도 하기 싫은데, 그래서 더 바삐, 부지런히 움직였다. 그래야 이 무료함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아서.

사진 속에 보이는 저런 빛은 아침에만 볼 수 있는 빛이다. 그래서 사실 아침 일찍 먹으면 좋은데, 그게 맘처럼 쉽지가 않다.
이 베이글은 내가 정말 정말 좋아하는 포비베이글이다. 나는 원래 모든 빵을 맛있게 먹는 편인데, 포비베이글은 내가 먹어본 베이글 중에서 단연 손에 꼽히게 맛있는 베이글이다. 정말 쫄깃하고, 크기도 크고 고소해서 맛있다.
베이글도 샌드위치처럼 반을 잘라서 소스를 바르고, 베이컨을 올렸다. 그리고 각종 채소도 조금 넣었다. 베이글 옆에 있는 건 놀랍게도 스크램블 에그인데 색이 정말 맛없어보인다. 하지만 바질 페스토를 넣고 만들어서 그런 것이니 너무 놀라지 않으시기를...
짭쪼름한 바질 페스토가 있어서 샌드위치와 곁들여 먹기에 적당하다. 스크램블 에그를 할 때는 토마토파스타 소스를 조금 넣어도 좋고, 바질 페스토를 넣어도 참 좋다.
2월 14일 일요일에는 역시 주말이니 브런치를 먹었다.
이 당시 크로플이 인스타그램을 온통 뒤덮을 때라, 나도 뒤질세라 크로플을 해먹었다.

크로와상 생지를 와플만드는 기계에 넣고 눌러서 구우면 크로플이 된다. 누가 처음 이런 음식을 만들 생각을 했을까!
내가 가지고 있는 와플 기계는 스누피 와플 기계라서 이렇게 귀여운 스누피가 나온다. 먹을 때 좀 잔인하긴 한데, 스누피가 너무 귀엽다.

크로플에는 메이플 시럽을 살짝 뿌리니 아주 윤기가 좌르르 흐른다.

브런치를 간단하게 먹으려고 했는데, 역시 남편과 밥상을 차리다보면 양이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크로플과 글래머러스 펭귄의 바질 스콘, 닭가슴살을 토마소 파스타 소스에 구워내고, 과카몰리도 꺼냈다. 그리고 스크램블 에그를 할 때 각종 야채를 넣었다. 조금만 하려고 했는데 프라이팬 한가득이다. 마지막으로는 사과와 배를 깎았는데, 배가 워낙 크다보니 한 접시에 담아내기 힘들 정도였다.
글래머러스 펭귄의 바질 스콘은 쓱배송으로 샀는데, 바질 향이 너-무 좋다. 나는 전생에 토끼였나, 풀떼기를 참 좋아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나의 집밥에 풀떼기는 잘 올라오지 않는다. 허허...
2월 16일 화요일에는 친정 식구들이 와서 함께 밥을 먹었다.
이때가 설날이어서 부모님께서 음식을 또 바리바리 싸들고 오셨다. 항상 죄송하고 감사하고 그렇다. 특히나 음식을 볼 때마다 부모님의 마음이 여지없이 잘 느껴진다.
갈비찜에 잡채, 육전에 동태전, 깻잎전, 두부조림에 한우뭇국까지. 정말 없는 게 없다. 심지어 이건 모든 음식을 다 꺼낸 게 아니다.

친정표 갈비찜은 언제 먹어도 맛있다. 진짜 매일 매일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번 설에 엄마가 처음으로 육전을 해보셨는데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육전은 잘못하면 정말 비린데 비린내 하나 없이 고소하고 맛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잡채에 김치를 넣어서 느끼하지 않고 담백했다. 엄마표 잡채가 제일 맛있다. 식당이나 뷔페같은 곳에서 잡채를 먹으면 당면이 너무 딱딱하거나 뭔가 싱겁거나 아니면 느끼한데 그런 게 전혀 없는 우리 엄마 잡채가 최고다!

2월 21일 일요일에는 청국장을 끓여먹었다.

나는 청국장을 끓이다가 또 한 솥이 되었다. 청국장을 한 3-4일은 먹은 것 같다.
그래도 맛있으니 장땡이다. 나의 청국장에는 각종 야채,두부 등 재료가 아낌없이 투하되기 때문에 맛이 없을 수가 없다. (남편도 맛있다고 했으니 맛있다고 생각할거다!!!)
반찬으로는 지난 주에 먹다 남은 탕수육, 그리고 친정에서 주신 김치, 가치무침 그리고 미역줄기무침이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미역줄기무침! 꼬들꼬들하고 해산물의 향이 참 좋다. 난 참 가리는 거 없이 잘 먹는다. 좀 음식을 가려먹어야 되지 않나 싶기도 할 정도로 너무 잘 먹어서 탈이다.
2월의 마지막 집밥은 23일 화요일의 잔치국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잔치국수를 직접 만들어봤다.

잔치국수는 육수를 내는 게 제일 중요한데, 나는 멸치와 다시마로 육수를 냈고, 국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살짝 보았다.
그리고 잔치육수 고명은 애호박, 양파 그리고 당근을 기름에 살살 볶아서 올렸다.
잔치국수를 담은 그릇은 폴라앳홈의 들깨림인데, 국수 종류랑 너무 잘 어울려서 꼭 이 그릇에 잔치국수를 해먹고 싶었다.
2월의 집밥일기는 9번의 집밥과 함께 했다.
사진이 그리 많지 않아서 쓰는 내내 뭔가 아쉬웠다. 집밥 일기를 쓰면서 일상을 기록하는 일에 소소한 재미를 느끼고 있어서 아쉬웠던걸까. 그 날의 기억을 되짚어 보는 일에 이렇게 시간을 들일 수 있는 상황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일까?
살다보면, 하루 하루 살아내기 바빠서 또는 내일이나 가까운 미래를 걱정하는 데에 마음을 쏟게 되어서, 좋았던 지난 일상을 떠올리고 또 생각할 시간이 많이 없다. 또 그럴 여유도 없는 것이 현대인의 현실이다.
나는 지금 다행히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삶을 살고 있어서 이렇게 추억하고 기억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또, 집밥일기를 기록하면서 '사진'에 대해 이전과 다른 마음을 갖게 되었다. 집밥 뿐 아니라 다른 종류의 사진도 더 열심히 찍는다. 원래 나란 사람은 사진 찍기를 좋아하지 않고, 그나마도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식당이나 어딜 가면 약간의 의무감으로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요즘은 사진을 찍는 것이 좋고, 더 잘 찍고 싶고, 기억을 더 많이 담아두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사진을 보고 있으면 사진을 찍었을 때의 분위기, 이야기가 떠오르니까 말이다. 집밥 사진을 보면서 아주 많은 것이 세세하게 다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 때 내가 이런 음식을 먹었구나, 내가 이런 요리도 했었지 하면서 기억을 더듬을 수 있어서 좋다.
어쩌다 시작하게 된 집밥일기가 내 일상에서 나름대로 큰 축으로 자리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이래서 인생이란 것이 참 재미있고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묘미가 있는 것 같다.
다음 주에 기록하게 될 3월의 집밥 사진이 얼른 보고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이 마음으로 집밥이 아닌 다른 이야기 보따리도 잘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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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의 집밥 기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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