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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 로그

2021년 4월의 집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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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의 4월 집밥 기록 시작합니다-!

 


 

4월의 집밥 기록은 다행히 3월보다는 사진이 많은 편이다.

3-4-5월에는 사진이 가뭄에 콩 나듯 조금밖에 없는 이유가 무엇인고 하니, 아무래도 양가 가족 행사가 많아서 그랬던 것 같다. 끝난 것 같다 싶으면 또 다음주에 가족 모임이 있고, 친정 모임이 이번주에 있었다면, 그 다음 주에는 시댁 모임이 있고, 그런 식이었던 것 같다.

결혼하면 챙겨야 할 양이 2배가 아니라 4배로 늘어난다는 말은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인 듯 하다.

 

 

첫 집밥은 '오므라이스'다.

이상하게도 날짜가 없다. 아마도 급하게 사진을 저장했나보다. 호호..

 

 

오므라이스는 어릴 때의 나에겐 엄마가 해주는 '요리'같은 거였다. 요리하기에 크게 어려운 것은 없는 음식인데도, 엄마가 오므라이스를 해주는 날이면 괜히 대단한 요리를 먹는 것 같고 그랬다. 

각종 야채와 이런 저런 재료들을 넣어 볶음밥을 볶고 계란 지단을 엄청 크게 만들어서 그 속에 밥을 숨겨낸다는게 어릴 때는 얼마나 신기했는지 모른다. 숟가락으로 오므라이스를 스윽 잘라내면 지단과 함께 볶음밥이 드러나니까 먹을 때 재미 요소도 있어서 그랬는지 난 참 오므라이스를 좋아했다.

늘 엄마가 해주시던 오므라이스를 먹다가 내가 한 오므라이스를 먹기 시작했을 때, 문득 조금 어른이 된 듯한 느낌은 그래서였을까. 

 

결혼하고 나서는 4월이 되어서야 오므라이스를 처음 해보았는데, 오므라이스 뚜껑을 만들 때 진짜 긴장을 많이 했다. 오므라이스의 생명은 누가 뭐래도 지단 덮개니까! 걱정과는 달리 사진에서 보이듯이 정말 완벽한 색에, 내가 원하는 두께의 지단 뚜껑을 만들어냈다.

 

 

문제는 뚜껑으로 볶음밥을 잘 싸는 것인데, 밥 밑으로 계란 지단을 넣다가는 연약한 나의 계란 뚜껑이 찢어질 것만 같았다. 그래서 그냥 약간 우주선 같은 컨셉으로 두었다. 마치 벙거지 모자 같기도 하고. 나름 귀엽다!

 

 

그리고 오므라이스의 꽃은 바로 계란 위에 뿌리는 케찹! (케첩이 표준어!!!)

사진 속의 케첩 모양은 좀 마음에 안든다. 하인즈 케첩을 썼는데 약간 나오는 구멍이 막혔는지 처음에 뿌지직하고 나오는 바람에 원하는 모양대로 슥슥 잘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은, 엄마가 해준 오므라이스랑 내가 해먹는 오므라이스의 맛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엄마가 해준 오므라이스가 괜히 더 촉촉하고 더 따뜻하고 더 감칠맛 나는 것 같다.

 


 

4월 10일 토요일에는 역시 아침에 브런치를 먹었다.

그날따라 그냥 평범한 빵은 먹고 싶지 않아서 '뭘 먹어야하나' 남편과 고민했다. 

 

 

마침 우리 집에는 친정에서 보내주신 떡이 냉동실에 빼곡하게 차있었고, 와플기계도 있었다. 그래서 우리도 그 당시에 인스타를 뜨겁게 달구었던 떡와플을 해먹기로 했다.

떡은 따로 해동하지 않고, 바로 와플 기계에 넣고 기다렸다. 집에는 떡이 4종류 있었어서 떡 2종류를 한꺼번에 넣었더니 사진처럼 반반와플이 개성있게 만들어졌다.

 

 

떡와플을 그냥 그것만 먹기는 아쉬워서 집들이 때 선물 받은 다기를 꺼내어 차도 우려내고, 집에 있는 각종 잼과 시럽을 꺼내보았다.

잼은 샹달잼의 마멀레이드와 슈퍼잼의 딸기잼, 그리고 이유의 계절 얼그래이잼! 마지막은 마켓 컬리에서 구매한 바닐라빈이 들어간 메이플 시럽이다.

이 중에서 이유의 계절 얼그레이잼은 어딘가에 발라 먹지 않고 저것만 퍼먹어도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여하튼, 떡와플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해서 내가 좋아하는 식감을 다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떡은 아무래도 냉동실에 보관해두고 까먹기 십상인데, 떡을 와플로 만들어 먹으니까 질리지도 않고 좋았다. 냉털할 때 정말 좋을 듯하다!

 


 

4월 17일 토요일에는 친구를 초대해서 집들이를 하는 날이어서 정오에는 남편과 망원동에 나가서 이치첸이라는 텐동 식당에서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근처에 있는 유부집에 가서 유부초밥 4종류를 테이크아웃 해왔다.

 

 

어떤 음식을 준비할까 많이 고민했는데, 결국은 내가 간단하게 휘리릭 해낼 수 있는 음식인 게 제일 좋다.

그래서 생각한 메인은 카레였고, 카레만 먹으면 좀 물리니까 과일 샐러드도 하자, 그리고 카레 말고 사이드 메뉴도 있었으면 좋겠어서 유부초밥을 준비했다.

과일 샐러드는 마침 집에 딸기가 한 상자 있어서 딸기를 후다닥 손질해서 토마토와 미리 다듬어둔 야채 위에 올리고 샐러드 드레싱도 뿌렸다.

 

 

카레는 역시 큰손답게 야채가 아주 듬뿍 들어갔고, 엄청나게 큰 새우를 넣고 새우 카레를 만들었다. 새우는 따로 데친 후에 카레가 어느정도 완성 되었을 때 넣었다. 너무 오래 끓이면 질겨지거나 아니면 물러터질까봐 그렇게 했다.

새우가 크고 살이 탱탱해서 카레랑 정말 잘 어울렸다. 남편도 친구들도 맛있다고 해주어서 참 고마웠다. 그리고 역시 카레의 포인트는 저 마늘 후레이크! 바삭하고 고소해서 카레랑 정말 정말 잘 어울린다.

유부초밥은 사온 지 시간이 좀 되어 냉장고에 넣어놨더니 너무 차가워지고 밥알이 좀 굳어서 살짝 전자레인지에 돌려주었더니 맛있었다.

 

 

사진으로 보면 양이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않는데 카레도, 샐러드도 양이 한가득이어서 유부초밥은 결국 다 먹지 못했다는 후문이...

나는 언제쯤 양 조절을 잘 할 수 있으려나 싶었는데, 그래도 요즘 내가 차려낸 밥상을 보면 예전보다는 양 조절에 좀 익숙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사람은 결국 어떤 환경에 놓여지면 적응을 하게 되어있나보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강제로 원치 않는 환경에 적응시키는 것은 좋진 않지만 말이다.

 

 


 

이제 일주일에 한 번씩 올리는 이 집밥 일기가 정겹고 좋다. 그래서 이 일기가 현재 시점과 맞물려지면, 한 달에 한 번 밖에 쓸 수 없다는 것이 벌써부터 아쉽다. 매번 일기를 쓸 때마다 그런 마음이 드는 건 집밥에 대한 나의 애정이 점점 커지고 있어서일까.

 

나이가 들어서인지, 아니면 나의 집밥에 길들여지고 있어서인지, 예전만큼 배달 음식이 달갑지는 않다. 가끔 먹으면 좋고, 편리하다. 그리고 집에서 쉽게 해먹기 힘든 음식은 어쩔 수 없이 배달을 시키거나 외식을 하게 된다. 하지만 배달음식을 먹고 나면 속이 더부룩한 건 나의 소화 능력이 약한 탓이겠지...? 배달음식을 먹거나 외식을 하고 나서 속이 좋지 않아서 소화제를 먹은 경험을 세려면 손가락, 발가락을 다 접어도 모자랄 지경이다. 하지만 집밥을 양만 조절해서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 건.. 기억의 왜곡일 수도 있겠으나.. 여하튼 그렇다.

이 정도면 집밥찬양, 집밥예찬 수준이다. 내가 집밥일기를 쓰는 사람이라서 그런 건 아니고. 엣헴..

집밥을 혼자 먹든, 남편과 같이 먹든, 가족들과 함께 먹든 집에 우리만 있다는 것이 좋고,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어서, 또 나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 

 

나의 집밥일기가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 지 나도 모르지만, 할 수 있는 한 오래도록 기록되면 좋겠다.

 

 

-

2021년 4월의 집밥 기록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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