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의 3월 집밥 기록 시작합니다-!
아니 3월의 집밥일기는 좀 놀랍게도... 사진이 달랑 3장뿐이다. 이렇게 민망할수가!
하지만 일기가 늘 내용이 풍성하고 버라이어티한 건 아니니까, 사진 3장을 가지고 월간 기록을 한다.
3월의 첫날, 1일 월요일에는 월요일이지만 공휴일이어서 기분 좋게 아침 식사를 먹었다.

이제 놀랍지도 않지만, 거의 대부분이 친정표다. 아욱 된장국, 제육볶음, 깻잎무침, 무나물무침, 애호박볶음, 콩나물무침, 무생채무침 이 모든 것이 친정에서 온 것들이다.
여기서 밥만 내가 했다. 정말 이쯤되면 염치도 없는 집밥 일기.
나는 나물을 정말 정말 좋아하는데, 결혼하고 나서 밥상에 내가 직접 한 나물은 잘 올라오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물 반찬을 하는 것이 꽤나 손이 많이 간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도 엄두를 못내고 있는데, 언젠가는 밥상에 여러 가지 나물이 올라오지 않을까...?
그나저나 이번 밥상에 쓰인 모든 식기들은 다 폴라앳홈 제품이다. 맘 시리즈와 림 시리즈의 콜라보다. 폴라앳홈 식기를 좋아하는 건 우선 디자인이 예뻐서이고, 견고하고, 식재료와 색감이 잘 어우러져서다. 그리고 시리즈끼리 놓으면 당연히 조화로운 것은 물론이고, 폴라앳홈 브랜드 내 다른 시리즈를 함께 두어도 굉장히 잘 어울린다. 특히 나는 폴라앳홈의 아이보리 컬러를 좋아하고, 점박이 무늬를 좋아한다. 아무래도 컬러가 있는 그릇은 식재료마다 잘 어울리는 컬러를 매칭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아이보리 컬러는 어떤 음식이든 잘 소화해내기 때문이다.
이렇게 예쁘고 마음에 드는 접시를 만나게 되면, 나도 도예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솟구친다. 하지만 실천하지 않는 것은, 아마도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들조차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는 자책감 같은 것에서 비롯된 것일까.
3월 13일 토요일의 집밥은, 집 근처 홈플러스에서 장을 보는 도중에 할인 코너에서 해물탕 밀키트를 발견하여 완성되었다.

보통 나는 집에 없는 재료들, 곧 떨어질 것 같은 재료들을 포스트잇에 적어두고, 사야될 것들이 어느 정도 쌓이면 쓱이나 마켓컬리 등 인터넷으로 장을 보는 편이다. 배송비도 아끼고, 쓸데없는 충동구매를 막기 위함이다.
그런데 만약 직접 매장에서 장을 보는 경우는, 급하게 무언가 소량으로 필요하거나 과자 종류가 먹고 싶을 때다. 이 날은 아마 우유, 우리가 자주 먹는 액티비아 요거트가 필요해서 홈플러스에 갔던 것 같다. 가서 이것 저것 살 계획은 없었지만, 재미 삼아 아이쇼핑을 하던 중에 할인 코너에 해물탕 밀키트가 있는거다! 가격이 매우 저렴하고 나름 재료가 실해보여서 둘 다 해물탕 밀키트를 사는 것에 동의했다.
요즘에는 워낙 밀키트가 잘 나와서 집에서 근사한 요리를 해먹는 것이 편리해졌다. 나같은 사람들에게 밀키트란 구원투수같은 거다. 뭔가 대단한 요리를 할 자신은 없는데, 우리의 식탁이 좀 더 풍성했으면 좋겠고, 그렇다고 밖에서 사먹기는 싫은 나 같은 사람 말이다.
여하튼, 홈플러스에서 산 해물탕 밀키트는 정말 말 그대로 들어있는 재료들을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되는 거였다. 대신 우리는 여기에 라면 사리를 넣었다. 뭔가 이런 국물이 많은 요리, 국물이 얼큰하고 시원한 요리를 먹다 보면, 면 생각이 절로 난다. 그리고 특히 나랑 남편은 라면을 정말 좋아해서 해물탕을 끓이는 동시에 라면 봉지부터 뜯었다.
역시, 국물 한 숟가락 들이키고, 라면 면발 호로록 입에 넣으니 '어으, 좋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럴 때는 정말 내가 나이를 먹긴 먹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남편이나 나나 국물을 참 좋아해서 탈이다. 우리나라 식단이 나트륨 함량이 높은 것은 다 국물 탓이지 않은가. 국물이 좋긴 하지만, 앞으로는 간을 싱겁게 하든지 아니면 국물 먹는 양을 줄이든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벌써 3월 집밥의 마지막 사진이다. 허허.
3월 25일 목요일에는 청국장을 먹었다.

이 청국장은 내가 직접 끓인 청국장이다! 계란 후라이는 남편이 했고, 김치는 시댁에서 주신 김치였던 것 같다. 김은 내가 참 좋아하는 우아김이다.
그리고 밥 색깔이 분홍빛인데, 토마토쌀을 넣어서 밥을 지어서 그렇다. 토마토쌀은 흰 밥을 먹는 게 너무 당분이 높을 것 같아서 잡곡을 뭘 넣을까 고민하다가, 우연히 토마토쌀이라는 걸 보게 되어서 사보았다. 토마토쌀을 넣으니 밥 색도 좋고 약간 밥맛이 상큼해진다고 해야할까. 밥맛이 아주 드라마틱하게 달라지지는 않지만 아주 약간의 상큼한 느낌이 난다.
계란 후라이는 왼쪽은 남편, 오른쪽은 내 것이다. 남편은 어떻게 먹든 반숙 프라이를 좋아하고, 나는 간장계란밥으로 비벼 먹는 경우가 아니면 거의 완숙에 가깝게 익힌 프라이를 좋아한다.
그리고 밥상에 올라간 우아김은 내가 오랫동안 팔로우하고 있는 AIOU 브랜드의 사장님이 만드신 김이다. 가방, 의류를 제작하시던 사장님께서 아이를 낳으면서 김 브랜드도 직접 만드시는 걸 보면서, 엄마가 되면 더 많은 것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는 걸 느꼈다. 다른 김에 비해 기름에 쩔어 있지 않고, 신선한 맛이 나서 좋아한다. 일반 김에 비해 가격대가 있어서 사기에 좀 부담스럽긴 하지만, 초기 런칭 때 할인을 하하셔서 그 때 많이 쟁여두었다.
이 날 밥상의 주인공은 당연히 청국장이다. 사실 나는 청국장 한 그릇만 있으면 밥 한 공기는 거뜬히 먹는다. 굳이 다른 반찬이 필요 없다는 말이다. 우리 집은 청국장을 끓일 때 너무 청국장 맛이 심하게 나게 끓이기 보다는 된장을 살짝 섞어서 덜 부담스러운 청국장을 끓였다. 결혼을 하고 나도 자연스럽게 그런 느낌의 청국장을 끓이게 되었다. 그리고 청국장의 감칠맛을 위해서 차돌박이도 넣었다. 야채만 넣어도 충분히 맛있지만, 고기를 넣으면 고기 육수가 우러나와서 좀 더 깊은 맛이 난다. 그리고 역시나 나의 청국장에는 재료가 아낌없이 들어간다. 두부, 애호박, 양파, 파, 감자 모두 숭덩숭덩 썰어 넣는다. 뭐니뭐니해도 청국장에 두부가 빠질 수 없다. 국물을 머금은 두부는 정말.. 너무 맛있다.
3월에는 대체 왜 이렇게 집밥 사진이 없나 하고, 다이어리를 봐도 딱히 외식이 많았던 것도 아니었다. 그냥 내가 사진을 찍기 귀찮았었나보다. 분명 집에 손님도 오고 그래서 내가 이것저것 요리를 했던 기억이 나는데, 집밥 사진 찍는 것에 권태감을 느꼈었나보다. 집밥일기를 쓰기 시작해서라기보다, 그 때의 사진이 없으니 아무리 내 기억을 더듬어도 생각이 나지 않는 것들이 있어 아쉽다.
어렸을 때는 엄마가 어린 우리들의 사진을 그렇게 열심히 찍는 모습이 귀찮고 이해되지 않기만 했었는데, 내가 그 때 엄마의 나이가 되고 나서야 '남는 게 사진이다.'라는 말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요즘에는 예전처럼 필름을 사진으로 인화해서 앨범을 만들지 않고, 보통 클라우드에 저장해두지만, 언제든 핸드폰만 있으면 몇 년 전으로 돌아가 추억여행을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앞으로 더 많이 사진으로 남겨두고, 또 글로 기록하고 싶다.
-
2021년 3월의 집밥 기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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