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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마음들

2022년 1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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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 2시에서 4시 사이에 속을 4번이나 게워냈다.

도대체 무엇때문에 체했는지 모르겠지만, 자려고 누웠을 때 살짝 속이 메스껍고 명치 주위가 아프긴 했지만, 그냥 배에 가스가 찬거겠거니 했다. 그런데 잠 자는 동안 계속 뒤척거리더니, 토할 것 같은 느낌때문에 벌떡 일어나서 화장실로 갔다. 

내가 토하는 동안 생각했던 건, 내가 토하는 소리때문에 남편이 깨면 어떡하지, 내일 중요한 보고도 있는데...

남편이 결국 깨서 무슨 일이냐고 괜찮냐고 물어서, 토했는데 괜찮아질꺼라고 거실 소파에 앉아서 잠깐 졸다가 토 하기를 반복했다.

다 게워낸 것 같아서 침실로 들어가서 침대에 기어들어갔는데, 남편이 차가워진 내 발을 마사지해주고 배도 따뜻하게 해주고, 검지와 엄지 사이도 마사지해줬다. 새벽에 나때문에 잠을 설쳐서 힘들었을텐데도, 아침에 일어나서 괜찮냐고 물어봐주고, 아내가 아픈데 해줄 수 있는게 없어서 화가 났다며 의대 공부를 해야되냐는 말을 했다. 쏘 스윗....!

 

여하튼, 이 내용이 메인은 아니고, 2022년이 시작되기 전에 남편과 한해를 마무리하며 나눔 시간을 가지자고 했었다. 제안은 남편이 먼저 해줬고, 같이 나눔 질문을 구성했다.

 

둘다 MBTI가 J라서 그런지 이렇게 계획해서 뭔가를 하는 것이 상당히 익숙하고 잘 맞는다.

 

카테고리는 3가지로 크게 나눴다.

1. 21년 돌아보기

  • 주요 사건, 이슈, 이벤트
  • 감사했던 일들
  • 기억에 남는 컨텐츠 (책, 영화, 동영상, 음악 등)
  • 올해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

2. 결혼생활 돌아보기

  • 결혼 1년차 소감 (달라진 좋은 점 3가지)
  • 배우자에게 고마웠던 점과 미안했던 점
  • 떠오르는 힘들었던 순간
  • 떠오르는 기쁘거나 재미있었던 추억
  • 내년에 같이 하고 싶은 것 3가지
  • 배우자에게 하고 싶은 약속 3가지 (스스로 아쉬웠던 점을 보완할 수 있는)

3. 22년 준비하기

  • 인생 비전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 2030 비전 (그리는 삶의 모습, 성취, 소득, 일 등)
  • 신년 목표

 

나눔을 할 항목들은 최대한 서로 감정적이거나 비난할만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조심해서 만들었다.

배우자에게 미안했던 점이 아니라 배우자에게 속상했던 일을 나눈다고 하면, 서로 마음 상했던 일들만 나누게 될 테니, 최대한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조정해보았다.

 

질문 항목은 12월 30일에 함께 정하고, 31일에 생각할 시간을 가지고 2021년의 마지막날 저녁에 함께 나눴다. 나누다보니 생각보다 길어져서 한 2-3시간 정도 나눔을 한 것 같다. 남편과 같이 돌아보니 서로 미성숙한 부분이 있어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었던 일이 많았고, 또 그 부분을 서로 보완한다면 좀 더 나은 부부생활을 할 수 있을 꺼라는 확신이 들었다. 물론 우리가 제어할 수 없는 어떤 일이 있을 경우엔 우리 둘만의 힘으로 이겨내기 쉽지 않을 수 있지만 말이다.

 

그리고 나눔을 하면서 느낀 것은, 감사할 일이 정말 많았고, 내가 잊고 있던 감사한 순간들도 정말 많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렇게 연말에 함께 여러가지로 서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더니 내년이 좀 더 기대되는 느낌이고, 나도 더 성숙해져야겠다는 생각, 내년에는 남편과 나의 관계가 더 좋아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감사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 깊이 대화할 시간이 적어진다고 생각한다. 각자 직장에서의 일이나 여러 인간관계를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서인지, 시간을 내서 대화 시간을 가지지 않으면 관계가 나아질 리가 없다. 부부 사이는 특히나 대화가 더 많이 필요한 관계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가족처럼 피가 섞인 혈연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서로 달리 살아온 환경에서 비롯된 습관이나 성향을 이해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에 한해 마무리를 하면서 서로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아마 올해 연말에도 이런 나눔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우리처럼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혼부부들, 혹은 결혼한 지 오래 된 부부들에게 이런 시간을 가지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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